세포생물학

[세포생물학] DNA의 구조 (Structure of DNA)

리링. 2024. 4. 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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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는 유전된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넘겨주는 모든 정보는 DNA에 들어있는 셈이다.

이 말은 즉, 수십억 년을 거쳐 진화해 온 생명의 역사가 DNA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다.

DNA의 조직화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세포는 DNA를 매우 압축적으로 조직화(Organization)한다.

정보를 한 권의 책이라고 한다면, DNA는 하나의 잘 정돈된 도서관과도 같은 셈이다.



DNA의 조직화는 크게 다섯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가장 간단한 이중 나선에서부터, 우리가 염색사(Choromatine)라 부르는 구조에 이르기까지 DNA는 다양한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며 조직화된다.

이번 글에서는 DNA의 조직화를 본격적으로 다뤄보기 전에, 저번 포스팅에서 대략적으로 다루었던 DNA의 구조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 볼 것이다.

매우 다양하고 혼동되기 쉬운 용어가 여럿 소개될 것이다. 우선 그들의 이름을 암기하는 것보다 정의를 명확히 이해하는데 집중해보도록 하자.

 


 

1.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의 구조

 

DNA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DNA의 기본 구성단위인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Deoxyribonucleotide)의 구조부터 알아보자.

화학 구조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직접 그려보는 것이다. 우선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분자의 중심에 있는, 5탄당의 기본형인 리보스(Ribose)에서부터 출발해보자.

리보스(좌)와 디옥시리보스(우)의 구조


리보스는 5개의 탄소로 이루어진 당이다.

당을 간략하게 정의하자면, 모든 탄소에 수산화기(-OH)가 붙은 화합물을 말한다. 리보스의 구조도 보면 모든 탄소에 수산화기가 결합되어 있다.

각각의 탄소를 구분하기 위해 탄소 번호를 붙이고, 이를 1'과 같은 식으로 '(Prime)을 붙여 표기한다.

리보스의 2' 탄소에 붙은 수산화기에서 산소 원자가 제거되면 디옥시리보스(Deoxyribose)가 된다. 여기서 디옥시-(Deoxy-)라는 접두어는 산소가 제거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디옥시리보스와 염기의 결합 형성


디옥시리보스 1' 탄소의 수산화기는 염기(Base)와 결합할 수 있다. 이때, 디옥시리보스의 수산화기와 염기의 수소가 물이 되어 떨어져 나오며 결합이 형성된다. 이러한 반응을 축합(Condensation) 반응 또는 탈수(Dehydration) 반응이라고 부른다.

염기의 종류. 유라실은 리보스와 결합한다.


디옥시리보스와 결합할 수 있는 염기에는 4 종류가 있다. 각각 아데닌, 구아닌, 사이토신, 티민이다. 아데닌과 구아닌은 이중 고리 구조를 가진 퓨린이고, 사이토신과 티민은 단일 고리 구조를 가진 피리미딘이다.

디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의 구조


디옥시리보스와 염기가 결합한 화합물을 디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Deoxyribonucleoside)라 부른다. 그리고 염기의 종류에 따라 각각 디옥시아데노신(Adenosine), 디옥시구아노신(Guanosine), 디옥시사이티딘(Cytidine), 디옥시티미딘(Timidine)이라 부른다. 결합한 염기가 퓨린인지 피리미딘인지에 따라 다른 명명법을 따름에 유의하자.

 

여기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 디옥시리보스는 리보스에서 산소 원자가 제거된 것이다.
  • 디옥시리보스에는 4가지의 염기가 결합할 수 있다.
  • 디옥시리보스와 염기가 결합한 화합물을 뉴클레오사이드라고 부른다.

인산기와 뉴클레오사이드의 결합. 그림의 염기는 구아닌이다.

 

이제 인산기를 달아보자. 디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의 5' 탄소에는 인산기가 결합할 수 있다. 이때 인산기의 개수는 1개에서 3개까지 가능하다.

인산에스터결합의 형성


염기와 디옥시리보스의 결합에서처럼, 인산기와 디옥시리보스의 결합도 물 분자가 빠져나가며 이뤄지는 탈수 축합 반응이다. 탄소 - 산소 - 탄소 순으로 형성된 결합을 에스터 결합(Ester bond)이라 부르고, 인산기와 뉴클레오사이드의 결합처럼 탄소 대신 인 - 산소 - 탄소 순으로 이뤄진 결합을 인산에스터 결합(Phosphoester bond)라 부른다.

 

그리고 디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와 인산기가 결합해 형성된 화합물을 비로소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Deoxyribonucleotide)라 부를 수 있다.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에서 인산기의 개수는 중요하지 않다.

때문에 인산기의 개수를 밝혀 표현하고 싶을 경우, '디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 N인산'의 형태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아데닌을 염기로 갖고 2개의 인산기가 결합된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는 디옥시아데노신 2인산(Deoxyadenosine diphosphate)라 표기할 수 있다.

 

위 그림의 화합물은 구아닌을 염기로 사용하고, 3개의 인산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디옥시구아노신 3인산(Deoxyguanosine triphosphate)이라 표기할 수 있다.

이는 아주아주 정확한 표현법이지만, 아무래도 좀 긴 감이 있다. 그래서 이를 줄여 'dADP'와 같이 표기하기도 한다.

이때 맨 앞의 소문자 d는 디옥시(Deoxy)를 뜻하고, 가운데의 대문자 D는 인산기의 개수를 뜻한다. 즉, 인산기가 3개라면 dATP라고 표현할 수 있다.


RNA의 구성단위인 뉴클레오타이드는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와 오직 2가지 차이점만을 갖고 있다.

1) 티민 대신 유라실을 염기로 사용한다.
2) 디옥시리보스 대신 리보스를 당으로 사용한다.

 

뉴클레오타이드의 구조와 표기. 다만 유라실 대신 유리딘이 더 정확한 표기이다.

 

뉴클레오타이드를 표기할 때는 접두어인 디옥시-만 제거하면 된다.

즉, 아데닌을 염기로 갖고 인산기를 3개 가진 뉴클레오타이드는 아데노신 3인산(Adenosine triphosphate), 더 줄여서 ATP라 표기할 수 있다.

어라, 좀 익숙한 단어지 않은가? 맞다. 생명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ATP가 바로 뉴클레오타이드의 일종이다. 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DNA의 구조는 보통 다른 과목에서 구분되어 배우기 때문에 이 연결고리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세포 내 전혀 다른 곳에서 같은 구조의 화합물을 사용하는 예시는 의외로 흔하다. ATP는 그러한 수많은 예시 중 하나일 뿐이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이들 기본 구조에 대한 용어를 명확히 해두는 것은 매우매우 중요하다. DNA와 RNA의 구조를 다룰 때 이들 용어는 곧잘 혼용되어 사용되곤 한다. DNA의 구성단위를 다룰 때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아닌 뉴클레오타이드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ATCG와 같은 염기의 축약어를 뉴클레오타이드의 축약어로 사용할 때도 있다.

 

때문에 리보스와 디옥시리보스, 다섯 가지 염기, 뉴클레오사이드와 명명법, 뉴클레오타이드와 그것의 축약어까지 개념을 확실히 알아두고, 문맥 속에서 그것들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2. 핵산의 구조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는 DNA의 기본 구성단위이다. 그들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의 구조로 돌아가보자. 어떤 탄소 화합물이 무언가와 결합할 때 보통 수산화기를 사용하는데, 이는 수산화기의 반응성이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다.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에서 남아있는 수산화기는 3' 탄소 하나뿐이다. 즉,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연결될 때 3' 탄소의 수산화기가 이용될 거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디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의 결합


3' 탄소의 수산화기는 다른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의 인산기 끝부분과 결합한다. 이때 결합하는 인산기는 무조건 첫 번째 인산기다. 즉,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2개 사이에는 항상 1개의 인산기만이 존재한다.

결합할 때 2개의 인산기가 빠져나가는데, 이를 파이로인산(Pyrophosphoric acid, PPi)이라 부른다.

디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끼리의 결합은 탄소 - 산소 - 인 - 산소 - 탄소 순으로 이뤄져 있는데, 아까 인산에스터 결합의 구조를 기억하자. 인산에스터 결합이 양쪽에 형성되어 있으므로, 이 결합을 포스포다이에스터 결합(Phosphodiester bond)라 부르고, 이것이 쭉 이어져 생긴 골격을 당 인산 골격(Sugar-phosphate backbone)이라 부른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결합이 이뤄져서 만들어지는 긴 화합물을 우리는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 줄여서 DNA라고 부른다. 뉴클레오타이드로 이뤄진 리보핵산(Ribonucleic acic)까지 포함해 핵산(Nucleic acid)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핵산의 두 가지 방향


길게 연결된 핵산은 두 가지 끝부분을 가지는데, 한쪽 끝은 인산기로 끝나고, 반대쪽 끝은 당(디옥시리보스 혹은 리보스)으로 끝난다. 인산기로 끝나는 부분을 인산기가 결합한 5' 탄소를 따 5' 말단(5' end), 반대쪽을 3' 말단(3' end)라 부른다. 이 두 말단은 모든 핵산에서 유효한 표기 방식이다.

 

아까 핵산의 형성에서 3' 말단의 수산화기가 다음 뉴클레오타이드와 결합한다는 걸 기억했는가? 핵산의 연장은 항상 5' 에서 3' 방향으로 일어나는데, 이를 알아두는 것은 모든 핵산 연장 반응(DNA 복제, 전사 등)에서 매우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한 가닥의 핵산의 구조를 이루기 위한 구성단위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핵산은 단일 가닥으로는 상당히 불안정해, 세포 내에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두 가닥의 핵산은 서로 짝을 이루어 이중 나선의 형태로 존재하고, 이것이 바로 첫 단계의 DNA 조직화다.

DNA 조직화는 총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다섯 단계의 조직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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