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생물학

[세포생물학] DNA와 RNA (DNA and RNA)

리링. 2024. 4. 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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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논의한 생명의 특성 중 하나를 떠올려보자.

생명, 즉 세포는 외부 환경을 감지해야 하는데, 이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세포가 주변 환경을 감지해 무언가를 '알아낸다'는 건, 다시 말해 세포가 '정보(Information)'를 갖고 있음을 뜻한다.

정보란 굉장히 추상적인 개념인데,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한글의 자음과 모음은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이 조합되어 단어, 문장, 문단을 형성하기 시작하면 의미, 즉 정보를 갖기 시작한다. 이러한 정보가 모이면 긴 글, 더 나아가 '책'의 형태가 되고, 도서관은 이러한 책들을 모아두는 대표적인 장소이다.

 

세포는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해 두는데, 그중 가장 주된 저장 매체는 DNA(Deoxyribonucleic acid)이다.

DNA 내에는 세포가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정보가 저장되어 있으며, 이들은 세포의 필요에 따라 꺼내지고 이용된다.

 

세포생물학 포스팅에서는 DNA에 대해 다음의 세 가지 주제를 다룰 것이다.

 

1) DNA는 어떻게 정보를 저장하는가?

2) DNA는 세포(특히 진핵세포) 내에서 어떻게 조직화되는가?

3) DNA는 어떻게 조절되는가?

 

이번 글에서는 1) DNA는 어떻게 정보를 저장하는가? 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핵산의 구조

 

DNA는 세포 구성 분자 그룹 중 핵산(Nucleic acid)에 속한다.―다른 그룹으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있다.

핵산의 단위체는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라 부른다. 즉, 핵산은 뉴클레오타이드의 중합체다.

뉴클레오타이드의 구조. 염기로는 아데닌이 결합해있다.

 

뉴클레오타이드는 인산기(Phosphate group), 당(Sugar), 염기(Base)가 1:1:1 비율로 결합한 화합물이다.

인산기는 모든 뉴클레오타이드에서 동일하고, 당과 염기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뉴클레오타이드가 만들어진다.

 

1) 당(Sugar)

디옥시리보스와 리보스의 구조

 

뉴클레오타이드에는 리보스(Ribose)와 디옥시리보스(Dioxyribose), 두 가지 당이 결합할 수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DNA를 구성하는 당은 디옥시리보스, RNA를 구성하는 당은 리보스이다.

 

두 당은 모두 5탄당이며,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5' 탄소에 붙은 산소 유무에 따라 구분되는데, 이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생화학, 유기화학의 핵산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자.

 

2) 염기(Base)

총 다섯 종류의 염기가 존재하며, 크게 퓨린(Purine)과 피리미딘(Pyrimidine) 두 가지로 구분된다.

아데닌과 구아닌의 구조

 

퓨린에는 아데닌(Adenine, A)과 구아닌(Guanine, G)이 속하며, 이중고리 구조를 갖는다.

사이토신, 유라실, 티민의 구조

 

피리미딘에는 티민(Thymine, T)과 사이토신(Cytosine, C), 유라실(Uracil, U)이 속하며, 단일고리 구조를 갖는다.

 

이들의 글자 수와는 달리, 피리미딘이 퓨린보다 작은 구조를 가짐을 기억하자.

 

 

뉴클레오타이드의 중합체인 핵산에는 대표적으로 RNA(Ribonucleic acid)와 DNA가 있다. RNA가 무엇인지는 좀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이들의 차이점에 대해 표로 정리해 보자.

  RNA DNA
리보스(Ribose) 디옥시리보스(Deoxyribose)
염기 A, U, G, C A, T, G, C

 

DNA와 다르게 RNA는 티민 대신 유라실을 사용한다.

즉, 두 가지 핵산 모두 정보를 저장할 때 4가지의 염기만을 이용한다.

 


 

2. DNA의 구조

뉴클레오타이드의 결합

 

DNA는 핵산이며, 뉴클레오타이드의 중합체이다.

DNA의 뉴클레오타이드를 특히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Deoxyribonucleotide)라 부르기도 한다.

 

뉴클레오타이드가 길게 연결되어 폴리뉴클레오타이드(Polyncleotide)를 이룬다. 이때 폴리뉴클레오타이드의 방향을 탄소 번호를 따 3', 5'으로 구분한다.

두 폴리뉴클레오타이드의 상보적 결합

 

충분히 길게 연결된 폴리뉴클레오타이드 두 가닥이 상보적으로 결합해 DNA를 이룬다. 이때 두 가닥의 방향은 서로 반대이다.

 

'상보적(Complementary)'이란 무엇일까?

폴리뉴클레오타이드 두 가닥은 사다리처럼 연결되어 있다. 사다리의 뼈대는 당-인산 골격(Sugar-phosphate backbone)이 담당하고, 두 가닥의 연결은 염기가 담당한다. 결합할 수 있는 염기의 쌍이 정해져 있다. A는 T(RNA에서는 U)와, G는 C와 결합해야 한다.

이와 같은 성질을 '상보성'이라고 하며, 상보성은 DNA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기본 원리가 된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

 

연결된 두 가닥은 빙빙 꼬이며 나선 구조를 이룬다. 흔히 DNA를 이중나선(Double helix) 구조라 부르는 이유가 이것이다.

 

DNA에 담긴 정보의 양을 표현하는 데 염기쌍의 개수(Base pair, bp)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위 사진의 DNA는 염기쌍의 개수가 15개이므로, 15 bp짜리 절편이라고 볼 수 있다.

 

DNA의 길이는 매우 길어서, 풀린 상태로는 세포 내에 보관할 수 없다. 때문에 DNA는 다양한 기전으로 감기고, 정리되어 '차곡차곡' 세포 내에 정렬되는데, 이를 DNA의 조직화(Organization)라고 한다. DNA의 조직화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자.

 


3. 유전자(Gene)

유전은 DNA의 복제로 일어난다.

 

DNA는 모세포에서 딸세포로 유전된다. 이때 DNA의 복제(Replication)가 일어나는데, 자세한 기전은 뒤에서 따로 다뤄보도록 하자.

 

쉽게 말하면 세포가 분열하기 전, 갖고 있는 DNA와 똑같은 사본을 만든 후, 두 가지 DNA를 두 딸세포에게 나눠준다. 이는 생식세포의 분열에서도 일어나고, 생식세포는 부모의 유전 정보를 갖고 새로운 자손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유전(Heredity)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유전자(Gen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앞서 모든 DNA가 유전된다 언급했다. 그렇다면 DNA가 곧 유전자인 셈일까?

 

유전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어렵지만, 보통 유전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전사를 위해 필요한 DNA의 부분

 

전사(Transcription)란 무엇인가?

전사와 번역 과정의 모식도

 

앞서 DNA는 세포 내에 고도로 조직화되어 존재한다고 했다. 또한, DNA는 세포의 정보를 저장하고 있다.

그런데 세포는 외부의 자극, 새로운 단백질의 합성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이러한 '정보'를 꺼내 이용해야 한다. 그럴 때마다 조직화되어 있는 DNA를 모두 펼쳐 이용한 후, 다시 조직화하는 건 세포의 입장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다.

 

때문에 세포는 그때그때 필요한 DNA의 부분을 추출해 이용한다. 이 정보 추출의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 부른다.

전사는 단백질에 의해 수행되며, 전사의 결과로 RNA가 합성된다.

코딩 서열과 조절 서열

 

다시 유전자의 정의로 돌아가보자.

전사를 위해 필요한 DNA의 부분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코딩 서열(Coding sequence)조절 서열(Regulatory sequence)이다.

 

코딩 서열은 말 그대로 RNA로 전사되는, 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이다. 반면 조절 서열은 전사 인자가 전사를 시작하게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DNA의 전사와 관련하여 자세한 기전은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에서 다루니 참고해 보면 좋을 것이다.

 

DNA의 모든 부분이 전사에 이용되는 건 아니다. DNA의 많은 부분은 의미가 없는 염기 서열의 반복이거나, DNA의 구조를 유지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4. RNA

 

앞서 유전자를 '전사를 위해 필요한 DNA의 부분'으로 정의했고, 전사의 결과로 RNA가 합성된다고 했다.

RNA는 세포 내에서 아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능 일꾼이다. 이들의 종류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알아보자.

 

1) 리보솜 RNA (Ribosomal RNA, rRNA)

리보솜의 구조

 

리보솜(Ribosome)은 세포 소기관 중 하나로, 단백질의 합성에 관여한다.

리보솜은 크게 대단위체(Large subunit)와 소단위체(Small subunit)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단위체 모두 단백질과 rRNA로 구성되어 있다.

리보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차후 세포소기관 부분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자.

 

2) 전령 RNA (Messenger RNA, mRNA)

센트럴 도그마의 과정

 

가장 대표적인 RNA 중 하나로, DNA의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RNA하면 떠올리는 한 가닥의 구조가 바로 mRNA이다.

전사된 mRNA는 여러 가지 이어맞추기(Splicing) 과정을 거친 후, 단백질 합성을 위해 리보솜에서 번역(Translation)된다.

이 일련의 과정을 분자생물학의 중심 원리(Central dogma of molecular biology), 줄여서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라고 부른다.

 

3) 운반 RNA (Transfer RNA, tRNA)

tRNA의 구조

 

mRNA의 번역이 일어날 때, 단백질의 합성을 위해 아미노산 운반체가 필요한데, 그 운반체가 바로 tRNA이다.

tRNA의 한쪽 서열 끝에는 아미노산이 달려있고, 서열의 가운데에는 아미노산의 종류에 맞는 안티코돈이 있어 mRNA 서열에 맞는 아미노산을 순서대로 결합시킬 수 있다.

 

4) etc (miRNA, siRNA, snRNAs)

마이크로 RNA(Micro RNA, miRNA), 짧은 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 소핵 RNA(Small nuclear RNA, snRNA)는 공통적으로 길이가 짧으며, mRNA의 조절에 관여한다.

 


 

지금까지 DNA와 RNA가 무엇인지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다.

핵산의 보다 정확한 정의와 분류, 그리고 이들의 복제와 전사, 번역 기전은 각각 생화학과 분자생물학에서 심도 있게 다룬다. 조만간 포스팅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다음 글에서는 긴 DNA를 세포가 어떻게 저장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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