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생화학 (하)

[생화학] 당분해 (Glycolysis) - 1

리링. 2022. 7. 3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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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경로의 기초 중 '대사경로의 조절'을 다루기 앞서, 가장 간단하고 중요한 '포도당 대사'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넘어가고자 한다. 포도당 대사에는 당분해, 포도당 신생성, 인산 오탄당 경로가 있다. 추가로 당분해의 산물인 피루브산의 혐기성 대사까지 다룬 후, 포도당 대사의 지식을 바탕으로 대사경로의 조절을 다뤄보기로 하자.

본 글에서 다루는 범위

 

포도당은 크게 네 개의 대사 운명을 겪는다.

① 구조적 중합체의 형성 : 셀룰로스 등의 복합 다당류 형성

② 다당류 형성 : 글리코겐, 녹말, 슈크로스로의 저장

③ 당분해 경로를 통한 산화 : 피루브산 형성

④ 인산 오탄당 경로를 통한 산화 : 5-인산 라이보스 형성

이번 글에서 다루는 내용은 '③ 당분해 경로를 통한 산화'이다.

1. 당분해 개요

당분해(Glycolysis, 해당 과정이라고도 함)는 한 분자의 포도당이 두 분자의 피루브산으로 분해되는 반응이다. 포도당은 6-탄소 화합물이고, 피루브산은 3-탄소 화합물이다. 당분해의 전체 과정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 포도당 + 2NAD^+ + 2ADP + 2P_i \rightarrow 2피루브산 + 2NADH + 2H^+ + 2ATP + 2H_2O $

 

위 과정은 정교하게 조절되는 2개의 기(Phase), 2개의 기는 각각 다섯 가지 단계로 나누어진다. 즉, 당분해는 총 10단계로 이뤄진 복잡한 대사 경로이다.

2개의 기는 각각 준비기(Preparatory pahse)지급기(Payoff phase)이다.

ATP가 소모되는 준비기, ATP가 회수되는 지급기

당분해를 거쳐 생성된 피루브산은 시트르산 회로, 혹은 발효 과정을 거쳐 완전히 산화된다. 피루브산은 또한 다양한 동화 과정의 전구체이기도 하다. 피루브산의 운명은 다음에 다루도록 하자.

그럼, 이제부터 당분해 과정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보자.

 

2. 당분해 과정

1) 준비기

 

당분해의 준비기에는 2분자의 ATP가 사용되고, 결과적으로 6-탄소 화합물이 두 개의 3-탄소 화합물로 분해된다.

준비기는 다음의 다섯 과정을 거친다.

① 포도당의 인산화

포도당(Glucose) → 6-인산 포도당(Glucose 6-phosphate)

준비기의 첫 단계에서, 포도당은 ATP의 인산에 의해 6번 탄소가 인산화된다. 이 과정은 육탄당인산화효소(Hexokinase)에 의해 촉매된다.

② 6-인산 과당으로의 변환

6-인산 포도당(Glucose 6-Phosphate) → 6-인산 과당(Fructose 6-phosphate)

포도당과 과당은 분자식은 같지만 구조가 다른 이성질체다. 포도당에서 1번 탄소와 결합한 산소를 인산육탄당 이성화효소(Phosphohexose isomerase)가 2번 탄소와 결합하도록 옮겨준다. 이 반응은 자유에너지 값을 보면 알 수 있듯 쉽게 양 방향으로 진행된다.

 

인산육탄당 이성화효소의 기전

인산육탄당 이성화효소는 우선, 포도당의 고리 결합을 푼다(①). 그 후, 1번 탄소와 산소의 이중결합을 1, 2번 탄소의 이중결합으로 옮긴다. 이 과정에서 활성자리의 Glu 잔기(B로 표시됨)가 2번 탄소의 수소를 가져간다. 1번 탄소에 결합된 산소는 수소 이온 하나를 첨가해 이중 결합을 풀어준다. 그럼 cis-엔다이올 중간체가 형성된다(②).

그 후, 다시 1번 탄소가 Glu 잔기에 결합된 수소를 가져가고, 파란색으로 칠해진 수소를 빼내 2번 탄소와 산소 간 이중결합을 형성한다(③). 결과적으로 탄소-산소 이중결합의 위치가 1번 탄소에서 2번 탄소로 이동되었다. 포도당에서처럼 1번 탄소가 산소와 이중결합을 한 단당을 알도스(Aldose), 과당에서처럼 2번 이하의 탄소가 산소와 이중결합을 한 단당을 케토스(Ketose)라 부른다.

이러한 과정은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 과정이다.

③ 6-인산 과당의 인산화

6-인산 과당(Fructose 6-phosphate) → 1,6-이중인산 과당(Fructose 1, 6-bisphosphate)

앞서 포도당을 과당으로 바꾸는 과정은 이처럼 1, 6번 자리 탄소를 모두 인산화시키기 위함이다. 6-인산 포도당에서처럼 1번 탄소가 산소와 이중결합을 형성하고 있는 경우 인산기가 붙을 수 없기 때문이다. 탄소를 인산화시키는 ①, ③ 과정을 통틀어 당분해의 2가지 시동 반응(Priming reactions)이라 한다.

이 반응은 인산 과당 인산화효소-1(Phosphofructokinase-1, PEK-1)에 의해 촉매된다. 이와 구별되는 인산 과당 인산화효소-2(PEK-2)는 대사 경로의 조절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이 반응은 당분해에 있어 결정적인 단계이다. 6-인산 포도당(이와 가역적으로 변환될 수 있는 6-인산 과당도)은 다른 대사 운명을 맞을 수 있지만, 일단 1,6-이중인산 과당이 되면 그것은 당분해 경로로 향한다. 즉, 이 단계의 조절은 당분해 경로의 조절을 위해 필수적이다.

④ 1,6-이중인산 과당의 분해

1,6-이중인산 과당(Fructose 1, 6-bisphosphate) → 인산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Dihydroxyacetone phosphate) + 3-인산 글리세르알데하이드(Glyceraldehyde 3-phosphate)

알돌효소(Aldolase)는 1,6-이중인산 과당을 케토스인 '인산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과 알도스인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로 분해한다. 두 부류의 알돌효소가 있는데, 동물 및 식물에서는 부류Ⅰ알돌효소가 발견된다.

부류Ⅰ알돌효소의 기전 1

결합 고리가 풀린 1,6-이중인산 과당은 알돌효소 Lys 잔기의 공격을 받아 이중결합이 깨어진다(①). 그 후, 불안정한 중간체는 물이 빠지며 재배열돼 효소의 Lys 잔기와 결합하며, 이때 효소와 결합한 중간체는 시프 염기가 된다(②). 시프 염기란 효소의 아민기(-NH2)가 기질의 알데하이드 혹은 케톤(-C=O, 자리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과 가역적으로 결합하는 효소 중간 생성물이다.

부류Ⅰ알돌효소의 기전 2

B는 4번 탄소 자리를 친핵 공격해 탄소-탄소 결합을 끊어내고,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를 방출시킨다(③). 이 과정에서 N-C 이중결합이 2, 3번 탄소 간 이중결합으로 위치가 바뀌는데, 이를 다시 N-C 이중결합으로 바꾸어 시프 염기를 형성한다(④). 시프 염기는 앞서 말했듯 가역적이므로, 물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효소에서 인산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이 방출된다(⑤). 효소는 다시 수용액과의 양성자 교환을 통해 원상태로 돌아온다.

이 반응은 큰 양의 표준 자유에너지 값(23.8 KJ/mol)을 갖지만, 세포는 다양한 기작을 통해 실제 자유에너지 변화를 작게 유지한다.

⑤ 인산 삼탄당의 변환

인산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Dihydroxyacetone phosphate) →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Glyceraldehyde 3-phosphate)

인산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은 인산 삼탄당 이성화효소(Triose phosphate isomerase)에 의해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로 변환된다. 이 과정은 신속하고 가역적이다.

결과적으로, 당분해의 준비기에서 한 분자의 포도당은 두 분자의 ATP와 결합해 두 분자의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로 분해된다. 한 분자의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는 지급기에서 두 분자의 ATP를 형성한다.

 

2) 지급기

 

당분해의 지급기에서는 포도당 한 분자 당 네 분자의 ATP가 회수되며, 최종적으로 두 분자의 피루브산이 형성된다. 지급기의 각 단계는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 한 분자로부터 시작하도록 하자.

①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의 산화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Glyceraldehyde 3-phosphate) → 1,3-이중인산글리세르산(1,3-Bisphosphoglycerate)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Glyceraldehyde 3-phosphate dehydrogenase)는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를 1,3-이중인산글리세르산으로 산화시킨다.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의 알데하이드기(-C=O)는 산화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 에너지를 무수 인산을 결합시켜 보존한다.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의 기전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는 보조효소로 NAD+를 갖고 있다. 이는 효소 활성자리 Cys 잔기를 활성화 시켜 효소-기질 복합체의 형성을 용이하게 한다(①). 기질의 알데하이드기(1번 탄소)와 Cys 잔기의 -S가 공유결합을 형성한다(②). 이와 동시에, 알데하이드기의 수소가 NAD+와 결합해 NADH를 형성하고, 다시 탄소-산소 이중결합을 형성한다(③). (알데하이드기의 산화)

NADH는 새로운 NAD+와 교체된다(④). 그 후, 기질과 효소 사이의 탄소-황 결합은 무기 인산에 의해 공격받고, 1번 탄소에 인산기가 결합해 1,3-이중인산글리세르산을 형성한다(⑤). (1번 탄소의 인산화)

Hg2+ 등의 중금속은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 Cys 잔기의 -S와 비가역적으로 결합해 당분해를 저해하기도 한다.

② 첫 번째 ATP 생성 반응

1,3-이중인산글리세르산(1,3-Bisphosphoglycerate) → 3-인산글리세르산(3-Phosphoglycerate)

인산글리세르산 인산화효소(Phosphoglycerate kinase)는 1,3-이중인산글리세르산의 고에너지 인산기를 ADP로 이동시켜 ATP와 3-인산글리세르산을 형성한다. (효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효소는 양방향으로 반응을 촉진한다.)

① 단계와 ② 단계를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이는 3-인산글리세르알데하이드가 3-인산글리세르산으로 산화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ATP에 저장한 셈이 된다. 이 과정의 중간체는 1,3-이중인산글리세르산이다. 이렇게 기질로부터 인산기가 ATP로 전달되는 기전을 기질 수준 인산화(Substrate-level phosphorylation)라 한다.

③ 인산기의 변환

 

3-인산글리세르산(3-Phosphoglycerate) → 2-인산글리세르산(2-Phosphoglycerate)

인산글리세르산 변위효소(Phosphoglycerate mutase)에 의해 글리세르산의 인산기가 3번 탄소에서 2번 탄소의 위치로 변환된다. 이 과정은 인산글리세르산 변위효소의 두 히스티딘 잔기에 의해 이뤄진다.

 

인산글리세르산 변위효소의 기전

위 과정에서 중간체로 2,3-이중인산글리세르산(2,3-Bisphosphoglycerate, 2,3-BPG)가 형성된다는 것만 알아두자.

④ 2-인산글리세르산의 탈수반응

2-인산글리세르산(2-Phosphoglycerate) → 인산엔올피루브산(Phosphoenolpyruvate)

엔올레이스(Enolase)는 2-인산글리세르산으로부터 인산엔올피루브산(PEP)를 생성한다. 이때 물 분자 하나가 빠져나간다.

⑤ 두 번째 ATP 생성 반응

인산엔올피루브산(Phosphoenolpyruvate) → 피루브산(Pyruvate)

피루브산 인산화효소(Pyruvate kinase)에 의해 인산엔올피루브산이 피루브산으로 바뀌며, ATP가 생성된다.

앞서 PEP가 ATP의 재생에 사용된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PEP는 매우 큰 음의 자유에너지 값을 갖고 있고, 때문에 이를 이용해 ATP를 생성할 수 있다. 이 과정이 두 번째 ATP 생성 과정이다.

생성된 피루브산은 빠르게 엔올형에서 케토형으로 토토머화(Tautomerize)된다.

피루브산의 토토머화

결과적으로, 당분해 과정은 1분자의 포도당을 2분자의 피루브산으로 변환시킨다. 이 과정에서 2분자의 ATP가 소비되고, 4분자의 ATP가 생성된다. 결과적으로 당분해 과정은 2분자의 ATP를 순생성한다. 또한, 4개의 전자로 2분자의 NADH를 생성한다. 이는 나중에 배울 산화적 인산화 경로에서 또한 ATP 생성 방법 중 하나로 이용된다.

여기까지 당분해 과정의 준비기와 지급기, 각 기의 세부 단계들에 대해 공부했다. 아직 당분해가 끝나지 않았다. 당분해의 핵심 경로를 제외한 나머지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자.


오늘 배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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