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구동력이 어떻게 ATP를 합성할 수 있는가? 화학삼투 모형(Chemiosmotic model)에 따르면 양성자-구동력에 의한 양성자의 흐름이 ATP 생성효소(ATP synthase)의 양성자 구멍을 통해 이동할 때 ATP 합성을 유도한다. 이 과정은 미토콘드리아 바탕질과 막사이공간의 pH를 다르게 했을 때 ATP 합성 또는 가수분해가 일어남을 관찰함으로써 밝혀졌다. 양성자-구동력을 위해 ATP 합성과 호흡 사슬은 꼭 연결되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ATP 생성효소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ATP 생성효소
미토콘드리아의 ATP 합성효소는 F1과 Fo[올리고마이신(Oligomysin)에서 유래한 o다.] 두 개의 기능 영역을 갖는다. Fo 영역은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고정되어 있고, F1 영역은 미토콘드리아 바탕질을 향해 뻗어있다. Fo 영역은 양성자의 흐름을 담당하고, 이와 연결된 ATP 합성은 F1 영역에서 수행된다.
ADP와 Pi는 F1의 표면에서 ATP로 합성된다. 이 과정은 놀랍게도 0에 가까운 자유에너지를 갖는 반응이다. 즉, ATP 합성 자체는 아무런 에너지 없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F1 영역이 ATP와 매우 높은 친화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F1으로 유입된 ADP + Pi는 F1의 높은 ATP 친화도에 의해 에너지 유입 없이 ATP로 합성된다.
양성자-구동력(Proton-motive force)은 ATP를 F1 영역에서 분리시키는 데 이용된다. 양성자-구동력이 없다면 생성된 ATP는 F1 영역에 결합한 채 유리되지 않고 오히려 분해된다. 즉, F1 영역 단독적으로는 ATPase 활성을 가진다. 때문에 지속적인 ATP 합성을 위해 F1 영역에서 ATP는 계속적으로 유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ATP 합성효소 F1 영역은 3개의 α, β 소단위로 구성된다. 각각의 α, β 소단위는 짝지어져 기능하며, ATP와 결합하는 부위는 β 소단위다. β 소단위는 세 가지 형태를 가질 수 있다; β-공백, β-ADP, β-ATP
ATP 생성효소 그림의 γ 소단위(기둥)은 양성자-구동력에 의해 회전한다. γ 소단위와 접촉하는 β 소단위(위 그림의 초록색 화살표)는 ATP가 유리되어 떨어져나간다.(β-공백) 나머지 2개의 β 소단위는 ADP, ATP 결합 상태 중 하나를 유지한다. γ 소단위가 120º 회전할 때마다 1분자의 ATP가 β 소단위로부터 유리된다. (위 그림에서는 3개의 양성자가 이동할 때 γ 소단위가 120º 회전하는 것처럼 표시되어 있지만, 이는 생물 종마다 다르다.)
ATP가 유리되는 이유는 γ 소단위와의 접촉에 의해 β 소단위의 구조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를 결합-변화(Binding-change) 모형이라 한다. 또한, 결합-변화 모형에 따르면 ATP가 유리되는(생성되는) 반응은 γ 소단위의 회전 방향에 의존적이다. 즉, γ 소단위가 반대로 회전하면 ATP 가수분해 반응이 일어난다.
γ 소단위는 어떻게 회전하는가? 이는 Fo 영역에서 담당한다. Fo 영역의 a 소단위는 2개의 양성자 반쪽 통로를 가진다. 각각의 통로는 막사이공간 방향(P side)과 바탕질 방향(N side)로 뚫려 있다. Fo 영역의 c 소단위는 8~15 개의 양성자 방(Room)을 갖는다. 각각의 양성자 방에서 양성자는 c 소단위의 아스파트산 잔기와 결합해있다.
10개의 양성자 방들 중 P 방향의 통로와 연결된 양성자 방(1번 방)만 비어있다고 생각해보자. a 소단위는 아르지닌 잔기(양전하)를 갖고 있어 1번 방의 아스파트산 잔기(음전하)와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이룬다.
양성자가 a 소단위의 P 방향 통로로 들어온다. 이후 1번 방으로 양성자가 유입되고, 양성자는 아스파트산 잔기와 결합해 음전하를 중화시킨다. 동시에 10번 방(N 방향 통로와 연결된 방)의 양성자가 N 방향 통로를 통해 빠져나오고, 10번 방의 아스파트산 잔기는 다시 음전하를 띠게 된다.
a 소단위의 아르지닌 잔기는 음전하가 사라진 1번 방의 아스파트산 잔기 대신, 10번 방의 아스파트산 잔기와 정전기적 결합을 형성한다. 이후, a 소단위는 아르지닌 잔기를 원래의 위치로 되돌려놓으며 c 소단위로 이뤄진 고리를 회전시킨다. 회전하면 비어있는 10번 방은 P 방향의 통로와 연결되게 된다.
위 과정을 반복하며 이뤄지는 c 소단위 고리의 회전은 γ 소단위의 회전과 연결된다. 고리의 1회전은 c 소단위의 수에 의존한다. 소 미토콘드리아에서 8개, 대장균과 효모 미토콘드리아에서 10개의 c 소단위를 갖는다.
2. ATP 생성효소의 효율
앞서 γ 소단위가 120º 회전할 때마다 1분자의 ATP가 유리된다 언급했다. 그렇다면 몇 개의 양성자가 이동해야 γ 소단위가 120º 회전하는가? 이는 c 소단위의 수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개의 양성자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ATP 생성효소의 ATP 생성 부위는 바탕질 쪽으로 뻗어있다. 때문에 ATP 생성을 위해 필요한 재료(ADP, Pi)를 미토콘드리아 바탕질로 수송할 필요가 있다.
ADP의 수송은 아데닌 뉴클레오타이드 자리옮김효소(Adenine nucleotide translocase)에 의해 촉매된다. 이 효소에 의해 ADP는 막사이공간에서 바탕질로 유입되고, 동시에 ATP가 막사이공간으로 빠져나간다. ATP는 ADP보다 높은 음전하를 갖는데, 미토콘드리아 막사이공간은 높은 양성자 농도(높은 양전하)를 가지므로, 이 효소의 작용은 전기적 기울기에 순행한다. 즉, 이 과정은 양성자-구동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막사이공간으로 방출된 ATP는 미토콘드리아 외막의 VDAC 채널을 통해 세포질로 빠져나갈 수 있다.
Pi의 수송은 인산 자리옮김효소(Phosphate translocase)에 의해 촉매된다. Pi는 음전하를 띠므로 상대적으로 음전하인 바탕질로 수송될 때 추가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해 양성자와 함께 공동수송된다. 두 가지 자리옮김효소와 ATP 생성효소는 ATP 신타솜(ATP synthasome)이라 불리는 복합체를 형성한다.
즉, ATP 생성 재료를 수송할 때 1분자의 양성자가 더 이동한다. 결과적으로 1분자의 ATP가 합성될 때 4개의 양성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전달 복합체에서 NADH는 10개, 석신산은 6개의 양성자를 막사이공간으로 방출한다. 즉, NADH는 2.5개, 석신산은 1.5개의 ATP를 합성할 수 있다.
3. NADH 통로
NADH 탈수소효소에 의한 NADH의 산화는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 일어난다. 지속적인 에너지 생성을 위해 NADH는 미토콘드리아 내에 고농도로 존재해야 하는데, 미토콘드리아 막에는 NADH 수송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NADH를 생성하는 반응(시트르산 회로, β 산화 등)은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일어나긴 하지만, 미토콘드리아 외부에서도 NADH를 생성하는 반응(당분해 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때문에 미토콘드리아는 NADH 수송을 위한 우회 경로를 가진다.
간, 신장, 심장의 미토콘드리아에서 말산-아스파트산 왕복 통로가 이용된다. 세포질에서 NADH는 옥살아세트산을 환원시켜 말산을 형성한다. 말산은 말산-α-케토글루타르산 수송체에 의해 미토콘드리아 내부로 유입되고,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다시 옥살아세트산으로 산화되며 NADH를 형성한다. 이 반응은 결과적으로 1분자의 NADH 유입 반응이 된다.
말산의 산화로 생성된 옥살아세트산은 글루탐산으로부터 아미노기를 전달받아 아스파트산을 형성한다. 글루탐산에서 유래된 α-케토글루타르산은 말산-α-케토글루타르산 수송체에서 말산을 수송하는 데 이용된다. 생성된 아스파트산은 글루탐산-아스파트산 수송체에 의해 세포질로 나간다. 세포질에서 아스파트산은 α-케토글루타르산에 아미노기를 전달해 옥살아세트산을 생성한다.
뼈대근육이나 뇌에서는 당분해로 인해 세포질 NADH가 다량 생성된다. 때문에 보다 신속한 3-인산 글리세롤 왕복통로를 이용한다. NADH는 인산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을 환원시키고, 3-인산 글리세롤을 형성한다. 3-인산 글리세롤은 앞서 언급했던 3-인산 글리세롤 탈수소효소에 의해 탈수소화되며 인산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으로 재생된다. 3-인산 글리세롤 탈수소효소는 유비퀴논을 환원시키는 플라보단백질이다. 이 과정은 NADH에 의한 ATP 합성을 2.5분자에서 1.5분자로 줄이는 대신 보다 신속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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