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하다 보면, 특정 개념을 보고, 그 개념의 어감이 주는 무시무시함에 지레 겁먹고 포기해 버릴 때가 간혹 있다. 수학에서의 미적분(Calculus)이 그랬고, 화학에서는 오비탈(Orbital), 특히 오비탈의 혼성화(Hidridization)가 그랬다. 고등학교 화학에서는 오비탈의 혼성화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않았어서 내 걱정은 그저 기우(杞憂)였지만, 오비탈에 대한 막연히 두려워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다. 이 글에서는 오비탈의 혼성화(Hidridization)에 대해, 탄소 간 결합에 중점을 두어 다룰 것이다. 그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혼성 오비탈 모형 자체에 대해 잠깐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원자 정도의 스케일에서, 원자들의 상호작용은 양자역학적 거동을 따른다. 즉, 오비탈을 포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