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의 정보가 전사를 통해 mRNA로 전환된 후, 다시 번역을 통해 단백질로 전환되는 과정을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이라 부른다. 유전자가 발현되는 원리를 생명현상의 중심원리,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라고 한다.
유전자 발현은 발현의 다양한 단계에서 조절될 수 있다.
1. 전사 조절
전사의 세 단계(개시, 신장, 종결) 중 일반적으로 개시 단계에서 조절이 일어난다. 개시 단계 조절은 보통 프로모터와 RNA 중합효소의 친화도 변화로 인해 일어난다.
일단 RNA 중합효소와 DNA가 결합하고 나면 신장은 거의 모든 경우에서 동일하게 일어나고, 종결 단계 조절도 드문 경우 관찰된다.
2. 가공 조절 (Processing Regulation)
RNA 가공(RNA Processing)은 보통 진핵생물에서 수행되고, 가공 조절은 진핵생물에서 고도로 복잡화되어 매우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기전이 존재한다.
3. 번역 조절 (Translation Regulation)
코돈(Codon)에 따른 tRNA 비율이 주된 번역 조절 기작 중 하나이다.
유전자 발현은 그 유전자가 아닌 외부 인자를 통해 조절된다. 유전자 발현 조절 과정에서 조절을 받는 유전자를 '구조 유전자'라고 부르고, 구조 유전자가 아닌 나머지 유전자를 '조절 유전자'라고 부른다. 모든 유전자는 구조 유전자와 조절 유전자로 구분되며, 한 구조 유전자가 다른 구조 유전자의 조절 유전자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대장균의 젖당 분해 효소를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인 'lac Z'는 구조 유전자이고, lac Z 프로모터를 억제하는 Repressor를 암호화하는 'lac I'는 조절 유전자이다. 이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젖당 오페론' 부분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자.
유전자 조절은 다시 조절 인자의 종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Cis-조절
DNA 서열이 다른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절 인자와 조절 받는 대상이 같은 자리에 있으므로 Cis 조절 인자라 부른다. 대표적으로 프로모터(RNA 중합효소가 결합해 유전자가 발현될지 말지를 조절함), 인핸서(프로모터의 강도를 조절함) 등이 존재한다.
2. Trans-조절 인자
DNA가 아닌 RNA, 단백질 등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절 인자가 다른 곳에서 확산되어 오므로 Trans 조절 인자라 부른다. 대표적으로 전사 인자, Repressor, Activator 등이 존재한다.
원핵세포와 진핵세포의 유전자 발현 조절 양상은 사뭇 다르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원핵생물의 유전자 발현 조절, 오페론에 대해 다루고 나서 박테리오 파지, 진핵생물에서의 유전자 발현 조절을 살펴보도록 하자.
원핵생물과 진핵생물의 주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자극에 대한 반응의 신속성이다. 원핵생물은 환경 변화에 따라 매우 빠르게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반면, 진핵생물은 대개 다세포 생물이며, 외부 환경보다 내부 항상성 유지를 위한 발현 조절이 주로 일어난다.
따라서 원핵생물의 유전자는 보통 하나의 유전자에서 다양한 단백질이 함께 합성되는 Polycistronic 성질을 띠며, 하나의 단위로서 조절이 일어난다. 반면 진핵생물의 유전자는 보통 하나의 유전자가 하나의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onocistronic이다.
원핵생물의 이러한 조절의 장점은 특정 상황에 필요한 단백질들의 생산을 한번에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경에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이 많은 경우 당분해에 필요한 일련의 효소들이 있다면, 원핵생물에서 이들은 한 유전자 혹은 인접한 유전자에 암호화되어 있고, 주로 하나의 프로모터에 의해 조절된다. 즉 대사경로의 모든 효소가 한번에 만들어지거나,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때 하나의 프로모터가 조절하는 여러 유전자들을 한데 모아 하나의 발현 단위라고 생각할 수 있고, 이를 오페론이라 부른다.
즉, 오페론은 원핵생물에서 유전자 발현과 조절을 수행하는 단위이다.
잘 연구된 오페론에는 젖당 오페론과 트립토판 오페론이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